[대만 여행기]02. 비행기 처음 타본 어느 촌놈의 이야기 旅行

떴다 떴다 비행기
출국시간이 다가오자 멀미라고 해야 하나? 낮선 환경에서만 느끼는 떨림과 긴장감이 멈추지 않는다. 혼자, 것도 낯선 땅에 가는 것이니 오죽하겠는가. 그러나 마흔을 바라보고 있는 제법 긴 시간동안 너무 귀차니스트로 살면서 변화를 싫어하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도착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려나?'
'청심환 하나 먹을걸 그랬나?'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묘한 긴장감이 계속 몸을 감싸서 침도 바짝바짝 마른다.

슬슬 비행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한다. 다리가 풀려있는데, 앉아있어서 다행이지 싶다. 어이구, 잘 하는 짓이다, 이 촌놈아.

드디어 이륙했다. 기체가 요동을 치며 날아오른다. 멀미가 좀 난다. 비행기 멀미라는게 있긴 있구나... 긴장도 잠시. 머리가 좀 흔들거려 어지러운거 빼고는 아직 특별한 느낌은 없... 는줄 알았다. 귀가 조금씩 멍해서 하품하듯 입을 쩍쩍 벌렸다. 기압이 높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창가 좌석이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복도쪽 줄이라 경치구경은 틀렸다. 무척 아쉽다.

비행기 안에서
타이항공이라 모든 기내방송은 태국어가 우선이다.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는 "커쿤캅"이다. 뭐 그리 감사한게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감사다니 나쁠것은 없지않나. 승무원들은 타이의 고유 의상을 입고 서빙한다. 친절하고 예쁘다.

혼자 벌벌 떨면서 잠깐 눈을 붙이려니 묘한 향신료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곧 기내식이 나온다. 중년의 타이남자 승무원이 소고기와 닭고기 중에 선택하란다. 그래서 치킨도시락을 주문했다.


포장도 예쁘고 이것저것 많이 준다. 일단 겉보기는 합격점.


모닝빵 하나와 샐러드, 디저트와 김치(응?), 버터와 물 등이 함께 제공되었다. 메인디쉬는 닭고기 스튜 비슷한 반찬이 밥과 삶은 콩(콩대째로 삶았다)과 함께 제공된 것이었다. 닭고기를 먹어보니 강한 향신료 향이 났다. 카레향 비스무리한데, 좀 다르다. 나름 먹을만 하다. 그래도 너무 많이 먹진 못하겠다. 대만이나 여기나 향신료는 센듯 하다.
먹다보니 마음이 좀 진정된다. 이건 무슨 조화인가. 확실히 먹을 것이 들어가면 사람이 바뀌나보다.
"위대한 령도력의 비결이 뭡네까?"
"무이를 마이 맥여야지"


조금 진정되자 곧 승무원들이 음료 서비스를 시작한다. 짧은 영어로 음료도 한잔 받았다. 배 채우고 음료도 한잔 마시고 나니 한껏 기분좋아진다. 디저트로 제공된 망고푸딩이 정말 달고 맛있어서 더욱 좋았고, 곧 마음이 진정되었다.


비행기 안 풍경
비행기 안은 참 지겹고 지루하다. 할게 너무 없기 때문이다. 게임도 한계가 있다. 앞 좌석에 앉은 어떤 사람은 아예 노트북을 펴서 드라마를 본다. 게임만 주구장창 하는 나는 그 사람이 제법 부러웠다. 외국여행을 가면 몸을 비틀고 난리를 친다는 말이 실감난다. 허리도 아프고 좌석은 불편하다. 이 불편한 좌석이 긴장감을 없애주는건가...

이 와중에 기내방송이 나온다. 대만 타오위안 공항에는 예정보다 10분 일찍 도착할수 있단다. 어느덧 30분도 안 남았다. 한국에서 다른 나라 가는게 이렇게 간단한데, 왜 그동안 한번도 가지 못한걸까.
이번 여정은 그래서 참 감사한 마음이 크다. 희한하게도 준비과정도 순조로웠고, 잘 풀리고 있으니 말이다.

몸을 비트는 와중에 귀가 다시 먹먹하고 조금씩 아프기 시작한다. 고도를 낮추나 했더니 방송이 나온다. 곧 착륙한단다. 긴장감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즐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들려오는 안내방송. 대만 날씨는 맑고, 현재 온도는 30도라고 한다. 잠깐! 뭐? 30도?!

창밖에 대만의 풍경, 정확하게는 야경이 보인다. 온건가? 실감이 아직도 잘 나지 않는다. 출국장 가면 실감나겠지?


입국 이후
입국 절차는 지루했다. 안면과 지문을 등록해야 해서 길게 줄을 서야 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공항의 보안요원들은 뭔 소리를 그리 질러대는지 원... 지금 생각해보니, 본토 사람들이 많아서 나름 기를 죽이려는 것인같싶었다. 어쨌든, 입국심사는 잘 끝났다.


벌써부터 초췌해진 모습... 에고...


그런데, 이번에는 유심이 문제다. 카드 끼우고 설정 끝냈는데, 전화가 안 터진다. 숙소에 체크인 늦는다고 전화해야 하는데! 전화번호 눌렀는데, 안내가 나온다. 대강 들어보니 유심 등록이 안되었다는 것 같다. 이 난리를 치느라 타오위안 공항 출발이 늦어졌다. 이번 여행 시작부터 내 어학 실력은 바닥을 드러냈다. 어쩌겠는가... 그동안 손 놓고 살았던 내탓이지... 일단 가자.


숙소를 향하여!
공항에서 1층으로 내려오니 국광버스 정류소가 보인다. 검색했던대로 1819를 탔다. 매표는 자동으로 한다. 어디가냐고 물어보는데, 제대로 대답을 못하고 어물쩍 거렸다. 뭐... 내리는 곳은 차 안에서 검색해보자.

버스가 공항을 금방 빠져나온다. 공항 가는 길은 우리나 여기나 비슷해 보인다. 제법 익숙한 풍경. 야경도 우리나 여기나 비슷비슷하다. 그렇게 달려서 곧 맥키 기념병원 정류장이 나온다. 여기서 호텔이 가깝다던데...

구글에서 몇 번 검색해본 그 거리가 나와서 호텔도 금방 찾았다. 들어가서 바우처부터 들이밀었다.
그런데, 카드를 달라더니 결재를 한다. 디포짓인가? 영수증을 보니 대만돈 4,560원이 찍힌다. 엇? 뭐지?! 일단 그냥 올라왔다. 잠시후 숙소로 전화가 온다. 다시 내려오란다. 카드결재를 취소하겠다는 것이다. 실수로 두번 결재한 것인데, 지배인이 멋적게 웃는다. 결국 돈이 두 번 나갈 일은 없었다.


대만의 첫 느낌
잠시 숙소 주변을 돌아다녔다. 묘한 향신료 냄새가 불쾌하면서도 싫지 않은,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뭔가 먹어야 할텐데, 먹을 곳이 있나 해서 다녀보았고, 핑곗김에 대만 시내를 한번 보고 싶었다. 그런데 밤 10시에 문연 곳이 제대로 있나. 먹을만한 곳은 없다. 그런데, 음료 가게가 있어서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망고주스를 주문했다.

휴롬이 보이는데, 망고는 그냥 믹서기로 갈았다. 워낙 부드러우니까 그렇겠지. 그나저나 휴롬이라... 흠...

그런데, 가게 옆에 이상한 곳이 있다. 불상인데, 얼굴이 여러개, 손이 네개 있다. 시바(Shiva) 신을 모신 곳 같았다. 천수관음이 아니다. 코끼리 얼굴을 한, 가네샤로 추정되는 조각상도 있었다.


중국화된 힌두교 신전같다. 사람들이 기도를 올리고 있다.


희한한 광경을 보고, 주인 아줌마가 주는 망고주스를 받았다. 먹어보란다. 한모금 마시자 뜬금없이 "조또 마떼"라고 하더니 남은 주스를 부어주고 뚜껑을 닫는다. 자존심이 살짝 상한다. "我是韩国人"이랬더니 뭐라고 하며 웃는다. 중국어좀할줄 안다고 생각한듯 한데... 흠... 뭐...


보라! 이 생 망고주스의 위력을!! 델몬트, 썬키스트 꺼져!!!


주스는 진짜다. 망고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 워낙 제대로 된 맛이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꽃할배에서 어르신들이 왜 그리 망고만 찾았는지 알것 같다.

30분을 돌아다녀도 먹을만한 곳은 안 보인다. 아직 문을 연 만두가게를 지나가려니 메뉴를 읽을 수 없어서 고민하는데, 중국인 아줌마가 들어오라고 쏼라쏼라... 웃으며 지나쳤다. 맥도날드는 패스. 여기까지 와서 널 먹으랴?!
결국 숙소 옆 세븐일레븐으로 와서 음식을 골랐다. 희한하게 생긴 빵 하나, 밀크티 하나, 그리고 유명한 컵라면인 "만한대찬"이다. 나름 대만다운 맛을 고른다고 고른거다.


잘 고른건가, 한참 고민했다...


만한대찬면... 희한하다. 향신료 향이 참 강한데, 맛은 그렇지 않고 제법 괜찮다. 면발은 왕뚜껑의 그것이고, 맛도 비슷하다. 한편으로는 좀 다르기도 하고. 여튼, 괘안타. 국물은... 뭐... 대만의 그것. 빵은 그냥 평범한 빵인줄 알았는데, 뭔가 이상한 양념이 얹어져 있다. 참 먹기 힘들면서 한편으로는 묘하게 중독성 있다. 이 빵에도 향신료 범벅. 빵은 다 먹었고, 라면도 건더기는 대강 건져 먹었지만, 약간 느끼한 음식을 밀크티로 중화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번 여행은 생각보다 언어로 힘들것 같고, 음식도 만만치 않을것 같다. 입 짧은 내가 과연 무사히 여행을 마칠수 있을까? 언어는... 몇시간 있으려니 짧은 영어롵얼렁뚱땅 때워지고 있긴 하다.

아, 그리고 또하나 더. 대만 사람들은 주로 외국인이 오면 일본어를 한다.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조또 마떼"... 이 짧은 두어시간동안 가장 많이 사용한 중국어는 "我是韩国人"과 "谢谢"이다. 내일은 여기에 왠지 "不要香菜(샹차이 필요없어요)"가 될것만 같은 느낌이다.

편의점에서 과자와 콜라를 사서 올라왔는데, 좀 희한하다. 대만에는 우리같은 사이즈도 있지만, 좀 희한한 사이즈가 많았다. 콜라가 2리터와 900ml가 있어서 그걸 사왔는데... 신기하다.


콜라 사이즈 참 희한하다. 근데, 딱 좋다.


여튼, 이렇게 첫날은 끝이 났다. 그리고 하루종일 에버노트에 짬짬이 적은 메모를 추스려서 블로그를 썼다. 내일은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지 기대반, 걱정반...

- To be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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